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네 편 한눈에 보기
평시조 둘 · 연시조 하나 · 사설시조 하나 — 갈래와 주제가 어떻게 다른가?
| ㉮ 원천석 | ㉯ 황진이 | ㉰ 윤선도 | ㉱ 작자 미상 | |
|---|---|---|---|---|
| 갈래 | 평시조 | 평시조 | 연시조 | 사설시조 |
| 성격 | 의지적·절의적 | 애상적·감상적 | 자연 친화적·탈속적·풍류적 | 해학적 |
| 제재 | 대나무 | 임과의 이별 | 자연에서 지내는 삶 | 임과의 만남 |
| 주제 | 고려에 대한 절개를 지키려는 굳은 의지 |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, 떠나보낸 것에 대한 후회 | 자연에 묻혀 사는 즐거움과 흥취 | 고운 임을 만나 사랑하고 싶은 마음 |
| 표현 | 자연물의 속성 활용, 설의법·의인법 | 중의적 표현, 감탄사·도치법 | 자연/속세 대비, 중국 고사 인물 | 의성어·의태어로 생동감 |
시조 갈래 — 고려 말 발생한 우리 고유의 정형시. 3장 6구 45자 내외, 4음보. 종장 첫 음보는 반드시 3음절로 고정. · 평시조 기본형 · 연시조 평시조 여러 수가 한 제목 아래 묶인 것 · 사설시조 중장이 길게 늘어난 것(주로 조선 후기, 서민적·해학적).
1
㉮ 눈 마자 휘여진 대를 — 원천석
대나무의 절개에 빗대어, 고려를 향한 변치 않는 충절을 노래하다.
| 원문 | 현대어 풀이 |
|---|---|
| 눈 마ᄌᆞ 휘여진 디를 뉘라셔 굽다턴고 구블 절(節)이면 눈 속의 프를소냐 아마도 셰한고졀(歲寒孤節)은 너뿐인가 ᄒᆞ노라 |
눈을 맞아 휘어진 대나무를 누가 굽었다 하던가 굽힐 절개라면 눈 속에서 푸르겠는가 아마도 한겨울 추위를 이겨 내는 굳은 절개는 너뿐인가 하노라 |
짜임
- 초장 — 눈을 맞아 휘어진 대나무라도 그 절개가 꺾인 것은 아님
- 중장 — 대나무는 눈 속에서도 변함없이 푸름 (설의법으로 의지 강조)
- 종장 — 추위에도 굴하지 않는 절개를 지닌 것은 대나무뿐 (세한고절)
상징
| 눈 | 시련·고통 / 새 왕조(조선)에 협력하라는 압력 |
|---|---|
| 대나무 | 지조·절개 / 고려 유신으로서 조선을 섬기지 않겠다는 화자의 의지 (대나무=화자 자신, 의인법) |
원천석(1330~?) — 고려 말·조선 초의 은사(隱士). 호는 운곡(耘谷). 어지러운 세상을 보고 치악산에 은거하며 야사 6권을 지었다.
시어 풀이
| 눈 마ᄌᆞ | 눈을 맞아 |
|---|---|
| 디 | 대(竹), 대나무 |
| 뉘라셔 | 누가 |
| 굽다턴고 | 굽었다고 하던가 |
| 구블 절(節) | 굽힐 절개 |
| 프를소냐 | 푸르겠느냐 |
| 셰한고졀(歲寒孤節) | 추위를 견디는 외로운 절개 |
표현상 특징
- 설의법 — ‘굽다턴고 · 프를소냐 · 너뿐인가’로 자신의 신념을 단정적으로 강조
- 의인법·상징 — 대나무를 ‘너’라 부르며 화자의 분신으로 삼고, 눈(시련·회유)과 선명히 대비
감상 포인트 — 고려가 망한 뒤 조선에 벼슬하지 않은 작가의 처지가 ‘눈 속 대나무’에 투영된다. 회유와 시련에도 꺾이지 않는 불사이군(不事二君)의 절의가 핵심이다.
2
㉯ 어져 내 일이여 — 황진이
임을 떠나보낸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그리워하다.
| 원문 | 현대어 풀이 |
|---|---|
| 어뎌 늬 일이여 그릴 줄를 모로던가 이시라 ᄒᆞ더면 가랴마는 제 구ᄐᆡ야 보ᄂᆡ고 그리ᄂᆞ 졍(情)은 나도 몰나 ᄒᆞ노라 |
아아, 내가 한 일이여, 그리워할 줄을 몰랐던가 있으라 했더라면 갔겠냐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워하는 정은 나도 모르겠구나 |
짜임
- 초장 — 임을 보낸 자신의 행위에 대한 후회 (어뎌 = '아아'와 같은 감탄사)
- 중장 — 임을 붙잡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
- 종장 — 떠나보낸 임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
+ 핵심 표현 — 중의적 표현 「제 구태여」
① 제(임)가 구태여 갔겠는가 — 중장에 붙음 ② 내(화자)가 구태여 보내고 — 종장에 붙음한 구절이 앞뒤 두 문장에 걸쳐 두 가지 의미로 읽힘(중의·도치) → 보낸 책임이 임이 아니라 자신에게 있음을 드러냄.
계보
이별의 정한 공무도하가(상고) → 가시리(고려 속요) → 황진이 시조·정철 「사미인곡」(조선) → 김소월 「진달래꽃」(현대)
황진이(생몰 미상) — 조선의 명기(名妓). 자는 명월(明月). 한시·시조에 뛰어났으며 「청산리 벽계수야」, 「동짓달 기나긴 밤」 등을 남겼다.
시어 풀이
| 어뎌 | 아아 (영탄적 감탄사) |
|---|---|
| 늬 | 나의·내 |
| ᄒᆞ더면 | 하였더라면 |
| 가랴마는 | 가겠느냐마는 |
| 구ᄐᆡ야 | 구태여·굳이 |
| 졍(情) | 정, 그리워하는 마음 |
표현상 특징
- 중의적 표현·도치 — ‘제 구ᄐᆡ야’가 중장·종장에 걸쳐 ①임이 굳이 갔겠는가 ②내가 굳이 보냈다, 두 가지로 읽힘
- 영탄법 — ‘어뎌’의 감탄으로 후회의 정서를 직접 토로
감상 포인트 — 떠나는 임을 짐짓 보내 놓고 뒤늦게 그리워하는 여인의 복잡한 심리(자존심과 미련)를 절제된 어조로 그렸다.
3
㉰ 만흥(漫興) — 윤선도 · 연시조(제1·3·4수)
속세를 멀리하고 자연에 묻혀 사는 흥취와 만족을 노래하다.
| 원문 | 현대어 풀이 |
|---|---|
| 〈제1수〉 산슈간(山水間) 바회 아래 뛰집을 짓노라 ᄒᆞ니 그 모론 놈들은 욷는다 ᄒᆞᆫ다마는 어리고 햐암의 뜻의는 내 분(分)인가 ᄒᆞ노라 |
소박한 분수 산수 간 바위 아래 띠집(초가)을 짓는다 하니 그 뜻 모르는 남들은 비웃는다 하지마는 어리석고 시골스러운 내 뜻에는 이것이 내 분수인가 하노라 |
| 〈제3수〉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ᄇᆞ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리ᄒᆞ랴 말솜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 ᄒᆞ노라 |
자연과 하나 됨 잔 들고 혼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던 임이 온들 이보다 더 반가우랴 말도 웃음도 없어도 못내 좋아하노라 |
| 〈제4수〉 누고셔 삼공(三公)도곤 낫다 ᄒᆞ더니 만승(萬乘)이 이만ᄒᆞ랴 이제로 헤어든 소부(巢父) 허유(許由)ㅣ 냑돗더라 아마도 님쳔한흥(林泉閑興)을 비길 곳이 업세라 |
자연의 자부심 누가 삼정승보다 낫다 하더니 천자(만승)인들 이만하랴 이제 와 헤아려 보니 소부와 허유가 영리했더라 아마도 자연 속 한가로운 흥취를 비길 곳이 없어라 |
핵심
- 자연 vs 속세 대비 — '산수간·바위·먼 산'(자연, 만족) ↔ '삼공·만승'(속세 권력, 하찮음)
- 중국 고사 인물 — 소부·허유: 부귀를 마다하고 자연에 숨은 인물 → 화자의 자연 친화·안빈낙도를 뒷받침
- 안분지족 — '내 분(分)인가 하노라'에 분수를 지키며 만족하는 태도가 드러남
윤선도(1587~1671) — 조선 중기의 문신, 호는 고산(孤山). 시조 문학의 대가. 오랜 유배·은거 속에 자연을 노래했다. 「견회요」, 「어부사시사」 등.
시어 풀이
| 뛰집 | 띠집, 초가집 |
|---|---|
| 햐암 | 시골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 — 화자의 겸칭 |
| 분(分) | 분수 |
| 몯내 됴하 | 못내 좋아 |
| 삼공(三公) | 삼정승 |
| 만승(萬乘) | 천자, 황제 |
| 소부·허유 | 부귀를 버리고 은거한 중국의 인물 |
| 님쳔한흥(林泉閑興) | 자연 속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흥취 |
표현상 특징
- 대조 — 자연(산수간·바위·먼 산) ↔ 속세(삼공·만승)를 견주어 자연의 가치를 부각
- 설의법·중국 고사 — ‘이만ᄒᆞ랴’ 같은 설의로 만족을 강조하고, 소부·허유를 끌어와 안빈낙도를 뒷받침
감상 포인트 — 제1수 안분지족, 제3수 물아일체(자연과 하나 됨), 제4수 자연>부귀의 자부심으로 이어지는 강호한정(江湖閑情)의 노래.
4
㉱ 개를 여라믄이나 기르되 — 작자 미상 · 사설시조
임을 막고 미운 이만 반기는 얄미운 개를 통해 그리움을 해학적으로 드러내다.
| 원문 | 현대어 풀이 |
|---|---|
| 개를 여라믄이나 기르되 요 개ᄀᆞ치 얄믜오랴 뮈온 님 오며는 ᄭᅩ리를 홰홰 치며 치ᄯᅱ락 ᄂᆞ리ᄯᅱ락 반겨셔 ᄂᆡᄃᆞᆺ고 고온 님 오며는 뒷발을 버동버동 ᄆᆞ르락 나으락 캉캉 즈져 도로 가게 ᄒᆞᆫ다 쉰밥이 그릇그릇 난들 너 머길 줄이 이시랴 |
개를 열 마리 넘게 기르지만 이 개처럼 얄미우랴 미운 임 오면 꼬리를 홰홰 치며 뛰어올라 반겨 내닫고, 고운 임 오면 뒷발을 버둥버둥 물러섰다 나아갔다 캉캉 짖어 돌아가게 한다 쉰밥이 그릇그릇 쌓인들 너에게 먹일 줄이 있으랴 |
짜임
- 초장 — 여러 마리 중 가장 얄미운 '요 개'
- 중장 — 미운 임은 반기고 고운 임은 내쫓는 '요 개' (사설시조답게 길게 늘어남)
- 종장 — 밥조차 주기 싫을 만큼 얄미운 '요 개'
+ 표현의 묘미
의성어 — 홰홰 · 캉캉 의태어 — 버둥버둥 · 무르락 나으락오지 않는 임에 대한 원망을, 애꿎은 개를 탓하는 방식으로 해학적이게 풀어냄. 일상어와 의성·의태어로 생동감을 살린 서민 문학.
시어 풀이
| 여라믄 | 여남은, 열 남짓 |
|---|---|
| 개ᄀᆞ치 | 개같이 |
| 얄믜오랴 | 얄밉겠는가 |
| 뮈온 | 미운 |
| 치ᄯᅱ락 ᄂᆞ리ᄯᅱ락 | 위로 뛰락 아래로 뛰락 (펄쩍펄쩍 뜀) |
| ᄂᆡᄃᆞᆺ고 | 내닫고 |
| ᄆᆞ르락 나으락 | 물러섰다 나아갔다 |
| 즈져 | 짖어 |
표현상 특징
- 의성어·의태어 — 홰홰·캉캉(소리), 버동버동·ᄆᆞ르락 나으락(모양)으로 개의 행동을 생동감 있게 묘사
- 열거·대구 — ‘뮈온 님 오면 ↔ 고온 님 오면’의 대비로 개의 얄미움을 부각
감상 포인트 — 오지 않는 임에 대한 원망을 애꿎은 개에게 돌리는 해학·골계미. 사대부 시조와 달리 서민의 솔직한 애정과 일상어가 살아 있다.